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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ngsanghwa
13 관리자 2015-05-22 315
문화일보에 소개된 홍상화 작가의 소설 『사람의 멍에』(2015년 4월 7일)
 
성공 버리고 예술혼 좇는 중년 남성의 비극 그리다
 
 
홍상화 신작소설 ‘사람의 멍에’
 
 
물신의 시대에 정신의 가치를 논한다는 것은 얼마나 비현실적인가. 중년의 남자가 세속의 성공을 버리고 예술혼을 좇는다는 설정은 얼마나 고답적인가.

홍상화(75·사진) 작가의 신작 소설 ‘사람의 멍에’(한국문학)는 비현실적이고 고답적인 이야기를 통해 인간 본연의 자유를 탐색한다. 동시에 위선과 가식을 벗어낸 삶의 민낯을 드러내고자 하며, 독자로 하여금 일상 깊숙이에 숨어 있는 진실을 대면토록 한다. 이야기의 겉모습은 멜로드라마처럼 대중적 요소가 있으나, 그 속내는 도스토옙스키류의 고전적 심연을 품고 있는 소설이다.

주인공 승혁은 미국에서 건축가로 성공 가도를 달리던 삶을 버리고 느닷없이 귀국한다. 현숙하고 아름다운 아내 석영에게 일방적으로 이혼 통보를 한 상태다. 승혁은 귀국 후에 방조제 노무 현장에서 일하며, 젊은 노무자들의 대장 노릇을 하는가 하면 어촌 술집의 작부와 어울려 사랑 타령을 한다. 그 와중에 밤마다 건축도를 그리며 창작혼을 불사른다.

방송국 논설위원으로 일하는 나(소설의 화자)는 친구인 승혁의 행동을 이해할 듯싶으면서도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한다. 평범함을 거부하는 그의 예술혼과 자유에의 욕구를 인정하면서도 가정을 버리고 혼자만의 피안으로 도망쳐 온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더욱이 나는 20여 년 전 승혁을 통해 석영을 처음 만났을 때부터 연모의 정을 품고 있던 터여서 승혁이 석영에게 상처를 준 것에 대해서 가슴 아파한다.

모든 것을 버리고 창작에 매달린 승혁의 궁극적 목표는 국보 1호 남대문을 위대한 예술작품으로 재창조하는 것. 그는 그것을 이루지 못한 채 비극적 죽음을 맞는다. 승혁의 죽음은 그가 자신의 행동을 합리화했던 말을 더욱 극화하면서 현실에 뿌리박지 못한 이상주의의 아우라를 던진다.

“수많은 사람들의 영혼이 ‘평범’이라는 균에 소멸되고 있어. 나는 우리에 갇힌 돼지가 먹이를 찾듯이 매일매일 같은 시간대에 직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눈에 서려 있는 원망과 공포를 봤어. 또한 여러 분야에서 일단 성공한 수많은 사람들의 눈에도 같은 원망과 공포의 눈초리가 번뜩거리지. 그들 모두는 이미 사고하고 창의하려는 인간이 아니고 우리에 갇혀 던져주는 음식 찌꺼기나 받아먹는 돼지야.”

작가는 이 작품을 통해 보통 사람의 인생에 질기게 스며 있는 속물근성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화자인 내가 승혁의 자유 본능을 부러워하면서도 더욱 출세하기 위해 처신의 달인이 되는 설정에서 작가의 의도를 헤아릴 수 있다. 승혁과 작부가 예술혼을 통해 교감하는 대목은, 내가 석영의 외양에 혹해 있는 것과 대비되면서 사랑의 본질에 대해서 성찰하도록 이끈다.

홍상화 작가는 소설 속 주인공처럼 40대 말에 창작 활동을 시작했다. 서울 상대를 나와 기업인으로 활동했던 그가 작가 대열에 들어선 것은 선배 김준성(전 부총리 겸 경제기획원 장관)을 연상시키게 하는 바가 있다. 25년째 작품 활동을 하며 문제작들을 내놨던 그는 근년에 ‘작은 책’ 시리즈를 펴내고 있다. 중편 2개씩을 묶어 냈던 1, 2권과 달리 이번 3권은 원고지 550여 장짜리 경장편이다. 현대사를 배경으로 한 다채로운 이야기를 내놓고 있는데, 다음 작품은 어떤 모양을 갖추고 있을지 무척 궁금하다.

장재선 기자 jeijei@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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